산문

인터뷰 유감

주혜1 2005. 12. 11. 16:33
 

10년된 미국 비자 기간이 만료되어 발급받으려 하니 연장이 안 된단다.

새로 발급받으려면 인터뷰를 해야 한단다. 나 원 참

이기 무신 후진국 대접인감?

세계가 하나라고 떠벌일 때는 언제고

우리가 즈네들맹크롬 힘이 있는 것도 아닌데

우리처럼 즈네들 편이 많은 나라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인터뷰 가려니 공연히 심술이 막 난다.

내 엄마 동생 조카들이 즈네들 나라 시민권자인디

그들 보러 가는데 왜 지문을 찍어야 하며

왜 신상명세서를 제출하고 공개해야 하는데?

광화문까지 가는 건 또 얼마나 귀찮은 일인 줄 아나?

지방에 사는 사람들도 광화문 와야 하는지 모르겠네. 참 내 원

인터뷰 시간도 즈네들 맘대로고, 우리 편한 시간은 없단다. 원 참 내

어쨌든 오전 10시에 가기 위해 나는 한 번의 버스와 두 번의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한다.

10시나 제대로 지켜줬으면 좋겠네

가서 기다리는 건 죽기보다 싫거들랑.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아마도 돌아오기 쉬울 거다.

즈네들 나라에 뿌린 돈이 얼만데

내가 가서 사주는 물건이 또 얼만데

오라 가라 내 참 원.

하루종일 걸려 미대사관 홈피를 열고 입력할 대로 다 입력한 후 (이리 묻고 저리 물어서 간신히 눈먼 영어로) 전송하려니 날라가 버린다. 인쇄하여 어쩌구 저쩌구 해서 인쇄를 누르니 파일을 열 수 없단다. 해서 하루종일 걸린 비자 신청서가 홀라당 날라가 버렸다.

이그, 이 죽일놈의 XX !!!!

어쩌란 말인가! 아무래도 그 일로 돈 벌어먹게 만들어진 곳에 의뢰해야 하나보다.

어처구니 없는 이 현실 앞에 우리가 해외여행 어쩌구 골프 어쩌구 하는 나라라고 큰소리칠 수 있는가.

아무튼 오늘 하루 열받은 걸 이곳에 풀고 퇴근시간도 지났는데 이렇게 궁시렁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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