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내린 아침이나 해가 북서쪽으로 기울어지는 오후에는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을지,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순간에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려고 애쓴다오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소, 당신에게 어떤 향기가 나는지
당신에게 얼마나 여름 같은 맛이 나는지도, 내 살에 닿은 당신의 살갗이며
사랑을 나눌 때 당신이 속삭이는 소리, 당신을 발견한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소
우리는 우주의 먼지 두 조각처럼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소
신이라고 해도 좋고, 우주 자체라고 해도 좋소, 그 무엇이든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위대한 구조 하에서는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보면 나흘이든 4억 광년이든 별 차이가 없을 거요
그 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려고 애쓴다오
하지만 결국, 나도 사람이오, 그리고 아무리 철학적인 이성을 끌어대도
매일 매순간 당신을 원하는 마음까지 막을 수는 없소
자비심도 없이 시간이 당신과 함께 보낼 수 없는 시간의 통곡소리가
내 머리 속 깊은 곳으로 흘러들고 있소
당신을 사랑하고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할 이야기가 있소, 한 가지만...다시는 이야기하지 않을 거요
누구에게도...그러니 당신만은 기억해 줬으면 좋겠소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 속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 오는 것.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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