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
전태련
컴퓨터 자판기로
별을 치다 벌을 치고
사슴을 치다 가슴을 친다
오타 투성이 글
내 수족에 딸린 손이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마음은 수십 전 그러지 말자 다짐하지만
남의 마음같이 느닷없이 끼어드는
오타
어찌하랴
어찌하랴
입으로 치는 오타
여지없이 그 말에
상처를 남기고 돌아오는 것을
한 번 친 오타 바로잡는데 이틀, 사흘
그 가슴에 남긴 흔적 지우기 위해
숱한 사람들 앞에
쳐날린 오타들
더러는 지우고 더러는 여전히 비뚤어진 채
못처럼 박혀 있을 헛디딘 것들
생은 어쩌면 그 자체로 오타가 아닌가
그때 그 순간, 선택이 옳았는가
곧은 길 두고 몇 굽이 힘겹게 돌아치진 ㅇㄶ았는가
돌아보면
내 삶의 팔월은 오타인 것을.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시몬느 베이유 (0) | 2010.10.27 |
---|---|
구름패랭이/ 이기애 (0) | 2010.08.13 |
직선의 방식/ 이만섭( '10년 경향신춘문예 당선작 (0) | 2010.01.03 |
[스크랩] 이런 재미나는 詩도.(3) "해바라기가 내 자지를" (0) | 2009.12.08 |
[스크랩] 한 밤 중의 창세기 외 / 이동호 (0) | 2009.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