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상에서 가장 긴 편지

주혜1 2011. 11. 9. 09:13


                             -그리스도의 영광스런 변모

 

세상에서 가장 긴 편지

 

                               김주혜

 

하늘이 열리고, 사랑으로 다가오신 님

빛처럼 서로 사랑하라 하셨으니

상처 입은 도요새를 만나면 불같이 뜨거운 혀로 핥아주며

성모님처럼 품어 안으리라 했다

 

눈물 그렁그렁 고인 사마리아 여인에게

일몰 좋은 바닷가에 보석처럼 빛나는 하늘을 보여주며

아기 예수께 예쁜 시 써서 모래밭에 새기리라 했다

 

어둠이 붉은 해를 삼키고

폭풍과 암흑이 밤하늘에 별마저 앗아가면

기쁜 소식 전할 새의 깃털을 뽑아

이 세상에서 가장 긴 편지를 쓰리라 했다

 

하느님 안에 머물기 힘들어

하루에도 몇 번씩 도망가고 싶고,

팔아버리고 싶고,

모른다고 도리질하고 싶고,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소리 지르고 싶은 마음

 

겟세마네 동산의 예수님 생각하며

사랑하는 이, 모두 떠나 가슴 찢긴 욥의 몸으로

먼지와 잿더미 위에서

갈아입을 옷 한 벌 준비하리라 했다.

                         -시와 성경(그리스도교 문화영성 총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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