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자 교리방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관

주혜1 2012. 3. 20. 15:21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관

 

 

도 입

◐ 시작기도

 

단 둘이나 셋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이면 함께 하시겠다고 하신 주님, 우리를 친히 선택하시어 당신 교회로 불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당신께서 마련해 주신 이 시간, 조금이라도 더 당신과 당신의 교회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우리와 함께 하시어 당신 성령을 가득 부어 주시고, 우리를 진리에로 이끌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안녕하십니까?  날씨가 꽤 쌀쌀하죠?  물론 겨울이라는 계절 탓이기도 하겠지만 요즘의 사회가 너무 살벌하고 각박해져 인간미라고는 별로 찾아 볼 수 없는 일종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서 더욱 춥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런 어둡고 답답한 시대에 우리 교회가 그리고 우리 신앙인 각자가 빛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주님의 뜻이요, 시대의 소명일 것입니다.

그럼 우선 지난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잠시 복습하겠습니다.  먼저 교회가 무엇이라고 했죠?  가장 간단하게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라 대답하면 되겠습니다.  자, 그러면 공의회가 무엇이라고 했습니까?  공의회란 교회를 사목할 책임을 받은 주교들이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리문제나 사목문제를 협의 결정하는 공식회의라고 했습니다.  오늘 배우게 될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바로 21번째 공의회로서 요한 23세에 의해 현대인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숙고하고 세상에 대하여 교회를 개방하는 자세로서 1962년에 소집되어 1965년에 끝난 가장 최근의 공의회입니다.

   오늘은 이 제 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기한 새로운 교회상에 대해 공부하기로 하겠습니다.

  

전 개

 

◐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관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중심주제는 바로 교회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심각한 물음에 있었습니다.  즉 급변하는 현대의 세계 상황에서 교회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태도로 자기를 드러내야 하느냐는 자성에 가까운 질문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이 질문은 어쩌면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는 우리들 각자에게도 심각한 문제라 생각합니다.  과학기술과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간의 삶이 전보다 편리하고 풍족하게 되기는 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매우 심각한 현실입니다.  인간경시 풍조, 국가간 개인간의 빈부 격차, 공해문제, 끊임없는 전쟁, 심각한 물질만능주의 현상 등은 세계 모든 인류의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맞서 교회는 자신을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와 전인류의 깊은 일치를 표시하고 이루어 주는 표지요 도구라고(교회 I)규정하며,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자신을 세계에 열어 보이게 된 것입니다.  또한 교회는 하느님의 신비 속에 그 기원을 두고 있음을 밝히면서 이 창조역사(役事)안에 결의된 성부의 보편적 구원계획인 이 신비가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 안에서 구현됨을 강조합니다.

 

1.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정의를 실천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하느님께서 받아들이십니다(사도 10, 34-35).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각 개인을 아무런 연결없이 구원하시지 않으시고 사람들을 한 백성으로 모아서 당신을 진실히 알아 받들며 충실히 섬기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당신의 백성으로 뽑으시고, 그들과 계약을 맺으시고, 당신의 계획을 제시하시고, 그들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이스라엘과 새 계약을 맺어 그들의 하느님이 되어 그들을 당신의 새로운 백성으로 삼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예레미야 31장 31-34절에 적혀 있습니다.  (교사가 읽는다)

그리스도께서는 이 구약의 예언대로 당신의 피로써 새로운 계약을 맺으시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무리들을 새 이스라엘, 즉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으로 만드셨습니다.  그러나 어느 지역의 사람만을 하느님의 백성으로 만드신 것이 아닙니다.

이 백성의 으뜸은 그리스도이시고 백성의 신분은 하느님의 자녀이며, 법률은 사랑의 계명이며, 이 백성의 목적은 하느님 나라의 구현에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이 백성은 사도단을 계승하는 주교단에 의하여 인도되고 여러가지 봉사직에 의하여 유기적 조직체로 형성되어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이들을 부를 때,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억압받는 사람, 창녀와 세리와 같은 사람들도 부르셨습니다.  오히려 부유한 사람, 건강한 사람,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존경을 받는 사람들보다도 먼저 부르셨습니다.  결국 하느님의 백성은 모든 지역의 사람들을 포괄하는 것이며 그럼으로 해서 시대나 민족의 한계를 초월한 의미를 지닌 것입니다(교회 9).  그러나 완전한 하느님의 백성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예수님을 구세주로 인정하는 신앙이고, 또 하나는 그 신앙에 의하여 새로 나게 하신 세례를 받는 것입니다.  이 신앙과 세례로써 우리는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2.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사람의 몸은 여러가지 지체가 모여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성서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는데 찾아서 읽어 보겠습니다.  고린토 전서 12장 12-27절을 모두 펼쳐 주시기 바랍니다.  (한 사람을 지명하여 읽게 한다)

우리의 몸에서 눈과 귀와 손발은 머리의 지시를 받아서 움직여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몸에서 어느 지체 한 부분이라도 떨어져 나가면 그 지체는 생명을 잃게 되고 몸은 또한 큰 아픔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 몸의 어느 부분이라도 아프면 몸 전체가 불편하고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 우리 생활의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교회는 마치 사람의 몸과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의 몸처럼 교회도 머리이신 그리스도로부터 성령과 은총을 받아서 가르치거나 관리하는 등의 각기 다른 기능을 발휘하지만 이 지체들은 서로 일치를 이룹니다.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의 지체들이고 어느 정도 범용과 모순들에 제약을 받고 있는 자들입니다.  몇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리스도는 인정하지만 교회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리스도가 당신 몸의 지체들인 사람들을 당신 자신과 결합시키심으로써 그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몸소 택하신 길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임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성경귀절은 사도행전 9장 1-5절에 나오는 사울, 즉 바오로의 회개 내용입니다.  모두 큰소리로 읽어 봅시다.  (교사가 선창하며, 그 전에 성경귀절을 찾을 시간적 여유를 준다)

지금 모두 읽으신 것처럼 바오로 사도는 크리스찬이 되기 이전에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닥치는 대로 체포하고 박해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체포하러 가는 도중에 사도 바오로는 "네가 왜 나를 박해하느냐?"는 음성을 들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당신은 누구십니까?"하고 묻자 그 대답은 놀랍게도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바오로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 즉 교회를 박해하는 것이 곧 그리스도를 박해하는 것임을 깨달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여기 모이신 여러분들도 세례성사를 받게 되면 교회의 일원이 됨으로써 바로 그리스도의 몸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이며 감사한 일입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개인중심의 이기주의적인 생활을 해서는 안될 것이며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갈라 2, 20). 특히 신자 상호간에 있어서 서로가 한 몸의 지체인 관계로 깊은 존경과 애정으로 대하여야 할 것은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3. 교회는 일치의 표지이며 도구이다.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서 4장 4-6절에서 교회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모두 펼쳐 봅시다.  (성경을 펼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며 성령도 하나입니다.  이와같이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백성으로 부르셔서 안겨 주시는 희망도 하나입니다.  주님도 한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고 세례도 하나이며 만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올바르게 믿는 모든 사람들은 하나인 이 가톨릭 교회의 일원이 됩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하나로 일치되기를 간절히 원하셨기에 수난을 목전에 두시고서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한 기도를 드리셨습니다(요한 17, 2).  또 포도나무의 비유로써 지체들이 하나가 되는 원리를 설명해 주셨습니다(요한 15, 2-10).  즉 포도나무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고서는 살아 갈 수 없고 열매도 맺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가톨릭의 제사인 미사성제에서 이루어지는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와 신자들 상호간의 일치를 이루는 근본이 됩니다.  "우리가 빵을 떼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어 먹는 것이 아닙니까?  빵은 하나이고 모두가 그 한 덩어리의 빵을 나누어 먹는 사람들이니 비록 우리가 여럿이지만 모두가 한 몸인 것입니다."(1 고린토 10, 16-17)

 따라서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그 지체인 신자들은 서로 일치하여 한 몸을 이룹니다.  그래서 교회를 그리스도의 신비체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유일하고 나눌 수 없는 존재인 것처럼 예수님께서 세우신 하느님의 이 교회도 하나 뿐이고 세상 어느 곳을 가나 신앙상, 전례상, 행정상 하나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세계교회는 수많은 부분교회, 곧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 역사, 관습, 전통 등의 공동결연 속에서 살고 있는 한정된 지역교회 안에서 현존하여 활동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세계교회를 무수한 지역교회의 한 연합처럼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교회 23, 동방 2, 복음선교 62, 주교 11). 지역교회들의 외적 모습들은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그것들의 내적실제는 항상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그 실제는 신앙과 하느님의 말씀과 성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전례 41).

교회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교회의 성원인 신자들의 머리가 되시는 한 분 주님을 섬기기 때문에 모두가 하나입니다.  수많은 포도송이들이 한줄기 포도가지에 매달려 영양을 섭취하고 영글어 가듯이 우리 모두는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라는 한 젖줄기로 성장해 가는 것입니다.

 

4. 교회는 인간 활동의 정점이다.

하느님의 창조목적은 모든 피조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어 하느님과 영원한 친교에 들어가는 데 있습니다(골로 1, 16).  또한 이러한 창조목적의 달성은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의 협력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시면서 지혜와 자유를 주셨고 인간은 현실 속에서 다른 피조물과 함께 하느님의 창조목적을 실현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인간 안에 하느님의 뜻을 이루려고 인간을 통해서 하느님의 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인간의 전체적 구원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고 따라서 인간활동의 모든 분야와 모든 영역의 그 목적에 이바지 되도록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교회의 성원을 통해서 모든 창조된 것은 하느님과 연결을 맺게 됩니다.  이것은 특별히 하느님의 백성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모일 때 더욱 명백해 집니다.  따라서 교회는 인간의 인격을 일종의 사회적 도구로써가 아니라, 그 인격 자체가 잘 형성되도록 이를 하나의 목적으로써 존중하는 것이며 이것이 교회가 선포한 복음의 핵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는 진리를 옹호할 사명뿐 아니라, 진정한 인간적 가치들을 최선의 방법으로 보호해야 할 사명도 아울러 지니고 있습니다.

 

종 합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며 모든 신앙인의 공동체라고 했습니다.  또한 어느 누구도 제외되지 않고 모두가 불리움을 받은 백성이며 이 백성은 서로 형제로서 사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마치 포도나무와 가지가 한 생명체이듯 그리스도와 교회, 그리스도와 그분을 믿고 따르는 모든 사람들은 한 생명체라는 것도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를 '일치의 표지이며 도구'라고 합니다.  교회는 어떤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믿는 이들의 모임, 바로 우리들 자신인 것입니다.

교회는 '지상의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구원의 가시적 성사'입니다.  이 하느님 나라는 바로 우리 각자의 행위를 통해서 겨자씨와 같이 시작되어서 구체적으로 건설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회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류에게 봉사하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이것이 교회의 존재 목적이요 하느님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위타적 봉사의 신앙 공동체라고 표현한 것은 매우 적절한 것입니다.

 

심 화

우리는 오늘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가르친 교회상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제 곧 우리는 세례를 받아 교회의 일원이 될 것입니다.  오늘 이 시간이 앞으로 우리가 살아야 할 신앙생활, 교회생활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런 뜻에서 몇 가지를 여러분께 질문하겠습니다.  (준비한 종이를 배부한다)  지금 받으신 종이에 먼저 여러분이 처음 교회에 나와서 받은 인상을 적어 주시고 이어서 여러분이 바라는 교회의 모습에 대해서 적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 이 시간을 통해서 교회에 대해 새로이 느끼게 된 것이 있다면 자유롭게 적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응용 실천

(각자가 적은 내용을 정리하여 소개한다)

자, 그러면 이제 하느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인 봉사의 공동체인 교회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생각해 봅시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우선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신앙인다운 봉사의 삶을 살도록 노력합시다.  그리고 우리 교회 안에 나오시는 분들끼리라도 먼저 친절과 사랑을 나누도록 합시다.  그 다음 집에 돌아가서 성서를 펴들고 고린토 전서 13장 27-31절을 읽으며 오늘 배운 내용을 곰곰이 생각하며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성서구절은 '그리스도의 몸과 지체'에 관한 내용입니다.

 

 마침기도

성가 68장 (기쁨과 평화 넘치는 곳)

 

 ☞  교회의 가르침  [교회헌장, 1항]

 □ 교회의 신비 □

인류의 빛은 그리스도이시다.  그러므로 성신 안에서 한 자리에 모인 이 거룩한 공의회는 , 모든 조물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교회의 모습에서 반사되는 그리스도의 밝은 빛으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성사와 비슷하다. 즉 교회는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와 전인류의 깊은 일치를 표시하고 이루어 주는 표지이요 도구인 것이다.  그러기에 교회는 지난 공의회들의 과제를 이어받아,  교회의 본질과 보편적 사명을 신자들과 전세계에 보다 명백히 보여 주고자 한다.  이같은  교회의 의무를 보다 긴급히 수행하라고 현대 상황은 강요하고 있다.  그것은 오늘날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 기술적, 문화적, 여러가지 유대로 더욱 긴밀히 결합되어 있으므로,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도 완전한 일치를 성취해야 하겠기 때문이다.

      

'예비신자 교리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톨릭 교회의 구원관  (0) 2012.04.12
사도신경 해설/ 천지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0) 2012.03.20
미사(Missa)의 뜻  (0) 2012.02.27
한국 가톨릭교회사  (0) 2011.11.21
신자들의 생활/교회법  (0) 2011.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