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적 관점에서 본 마리아론
송광섭(대한 감리교 서울신회 교회부목사, 조직신학)
개신교는 마리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개신교에는 가톨릭 교회처럼 마리아 에 대한 교의나 전례적 공경이나 신심 행위의 풍습이 없다.
가톨릭은 제2차 바티 칸 공의희4개 헌장중 하나인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에서 마리아를 그리스도와 교 회의 신비 안에서 복되신 동정이며 하느님의 어머니로, 예비신자교리서인 ‘초대받은 당신 ’에서는 마리아를 예수그리스도의 모친으로서 하느님의 구원사업의 협력자이 며, 구원받은 인간의 모범으로서 그리스도의 희망으로 가르친다.
그러나 개신교는 신학, 교의, 세례문답집, 그 어디에서도 마리아에 대한 장이나 항목을 찾아 볼 수 없다.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한 이해를 위한 물음은 있어도 마리아에 대한 물음은 없다. 따로 목사님이 마리아를 주제로 설교하거나 교육하는 일도 일 년 내내 거의 없다. 필자 역시 이글을 쓰기 전까지 마리아론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경험이 없다.
교회사적으로 가톨릭이 마리아에 대한 교의를 지속적으로 새롭게 제정, 선포하여 늘리고 마리아에 대한 신심행위를 권장한 반면, 개신교는 종교개혁 시기까지 있었던 마리아 공경례도 계몽시대 이후에는 실행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다만 정기 예배 때 사도 신경 중“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에게 나시고” 부분을 고백하면서 ‘마리아’를 잠깐 뇌리에 스치거나, 여선교(여전도)회의 이름을 ‘마리아선교회’로 이름 붙이는 정도에서 마리아를 기억할 뿐이다.
물론 이때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 마르타의 자매 마리아,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중 어느 마리아와 자신을 일치시키는지는 분명치 않다. 예외적으로 1920년대에 미국에서 형성된 4개의 근본주의 원칙 중 예수의 동정녀 마리아탄생이 있으나, 이 원칙은 어디까지나 마리아를 생각하기 위함이 아니라 예수의 신성을 입증하기 위함 이었다.
한 마디로 가토릭과 개신교가 분리된 이후 양자는 서로간의 차이를 주장함으로서 각자의 정체성이 주장되고 확보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톨릭은 마리아 교의와 공경을 양산했고, 반대로 개신교는 있었던 마리아 교의와 공경까지도 폐기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러니 개신교인들이 가톨릭의 마리아 공경을 고운 눈으로 보지 않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필자는 이글을 쓰기 전에 몇몇 목사와 평신도에게 가톨릭교회의 마리아상과 공경 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개신교 전체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범위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다음의 몇 가지로 나누어 정리해 볼 수 있겠다.
1)천주교는 마리아를 숭배하는 교회이다. 천주교회의 뜰 안으로 들어가 보면 예외 없이 교회의 중앙이나 또는 계단 꺾어지는 부분에 마리아 상이 서 있다. 개신교 처럼 겉으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像이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이 아니라 마리아상이기 때문이다. 마리아가 그리스도보다 신격화되었다고 판단하며 따라서 개신교인들은 천주교를 마리아를 숭배하는 이상한 기독교로 생각한다.
2)천주교인들은 마리아상 앞에서 합장하고 기도한다. 개신교인들은 천주교인의 이러한 신상행위를 ‘우상숭배’라고 안일하게 폄하하고 정죄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종교개혁교회가 모든 성상이나 종교적 상징물들 심지어 십자가가 제거되었고, 한국 개신교에서는 선교 초기부터 한국전통의 상징물과 조각들을 우상이라고 평가한 데 서 기인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부 개신교들은 바로 이 점에서 개신교의 참된 신앙을 천주교의 그릇된 신앙으로부터 구분하는 결정적 준거를 찾는다. 그래서 심지어 천주교는 우상을 숭배하며 따라서 이단이라고 서슴치 않는다.
3)천주교의 마리아에 대한 기도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개신교인들이라도 천주교의 성인공경과 전구(轉求)를 문제시 한다. 개신교인들은 구원을 위한 은총의 절대성을 믿고, 기도할 때,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만 기도하기 때문이다.
4)마리아상은 이방의 여신상이 기독교의 옷을 입고 환생한 것이 아니냐고 질문 한다. 이는 천주교가 기독교와 전통문화를 무분별하게 혼합시키고 있지 않느냐는 물음과 맥이 닿아 있다.
5) 마리아의 동정과 청순한 마리아상이 강요하듯 보여 주는 여성의 순결성은 이 미 지나간 봉건시대이래의 가부장적 성윤리를 반영한 것이며, 따라서 여성 억압 적인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6) 개신교 신도들은 마리아에 관한 가톨릭의 세부적 교의- 구원의 협조자, 하느님의 어머니, 평생 동정, 원죄 없으신 잉태(無染始胎), 성모승천에 대하여 그러한 가르침이 있는지 조차 잘 알지 못한다.
7) 그러나 개신교 신도들이 마리아가 동정녀이며 예수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고백한다.
이상 서술한바와 같이 마리아에 대한 교의와 신앙실천은 가톨릭교회에서만 나타나고, 개신교에서는 이에 대한 반론을 제외하면 전혀 언급조차 없는, 가톨릭 교회 만의 문제로 여겨진다. 따라서 가톨릭과 개신교사이의 쟁론과 대화의 주제로 떠오를 수 있는 ‘성서와 정통’, ‘은총과 행업’, 성서와 성례전’, 교회의 직무‘등과는 달리 여기서는 상호 이해의 노력과 의견일치의 전망을 말할 여지가 그만큼 적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나 개신교도 마리아 이해에 대한 성서의 증언과 교회의 전통을 중시하는 만큼 천주교와 공유할 수 있는 마리아 이해에서 출발하여 개신교의 마리 아 이해를 증폭시키고, 이어 가톨릭교회의 마리아 교의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서술 하고, 마지막으로 교회 일치를 바라보며 가톨릭과 개신교 사이에 대화가 가능한 방향 제시로 이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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