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소리
김주혜
속이 패이고
마디가 있는 부분들이
예리한 칼로 잘려나갔다
마디 하나 없는 텅 빈 공간으로
어둠의 혼이 지나가고
소리의 방들이 하나씩 하나씩 열린다
그곳으로
산허리를 돌아
보이지 않는 강이 흐르면
초록 물살 안고
강변에 서 있는 내가 흔들린다
열린 방마다 안개비 내리고
비에 젖어 돋아나는 풀잎과 꽃들
곡이 되어 묻고 있다
돌아갈 날이 언제인가를.
'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그러나 아무도 (0) | 2013.11.05 |
---|---|
[스크랩] 여름, 그리움 (0) | 2013.11.05 |
일몰.1 (0) | 2013.10.26 |
다산 초당 가는 길 (0) | 2013.10.25 |
한밤, 꽃방을 들여다보다 (0) | 2013.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