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물에서 건져 낸
불룩한 가슴이 아름답다
눈동자를 살피고 가슴을 만져본다
희미하나마 살아있다
이리저리 몸을 젖히는 대로 가만히 있다
비늘을 긁어야지
회를 처먹으면 달 꺼야
그의 입술이 조금 움직였다
입속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벌린다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내 입술을 갖다댔다
배를 누르고, 입김을 불어넣고
관자놀이를 때린다
손끝에 가벼운 고동이 느껴졌다
그가 왜 물에 뛰어들었는지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다시 산다 해도 내일, 아니 어쩌면 오늘
그는 다시 강물로 뛰어들 것이다
그를 죽음에서 건져냈다고
내가 구원을 받을까
그는 나보다 젊고 목에 주름도 없고
가슴도 풍만하다 그의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젖가슴을 늘어지게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나는 요리를 할 것이다
아가미를 떼어내고
껍질을 벗기고, 뼈를 발라내고
붉은 살을 얇게 저며
푸른 상치를 깐 접시 위에
보기 좋게 놓을 것이다. 겨자 간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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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주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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