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 19
-새봄 김주혜
올해는 꽃이 피어도 반길 일이 없겠다
조그만 새순에도 눈인사하시더니
산책길 이마에 떨어진 새똥에도 반가워하시더니
발아래 저 강물도 밤새 울어 흐느끼누나
그 아득한 잔물결에 내 눈이 뿌옇다
산굽이마다 꾸짖는 소리 고동치는데
나무들 어혈 맺혀 옹이마다 목이 메는구나.
묵은 삭정이에 생피 돋듯
살갑게 살갑게 살으시어
어느 울타리 안 봄처럼 오셨으면
이른 새벽 버들강아지 눈 뜨듯 오셨으면
파릇파릇 죽순 솟듯 오셨으면
하늘 땅 산 소리없이 내리는
아침이슬처럼 오셨으면, 오셨으면.
|
'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속의 정원 (0) | 2014.05.14 |
---|---|
노스님 (0) | 2014.05.06 |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싶을 땐 시계를 본다 (0) | 2014.01.07 |
일몰, 보물 제 1호 (0) | 2013.12.30 |
취醉 (0) | 2013.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