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새봄

주혜1 2014. 3. 31. 14:18

      
     
    사모곡. 19
         -새봄
                      김주혜
    올해는 꽃이 피어도 반길 일이 없겠다
    조그만 새순에도 눈인사하시더니
    산책길 이마에 떨어진 새똥에도 반가워하시더니
    발아래 저 강물도 밤새 울어 흐느끼누나
    그 아득한 잔물결에 내 눈이 뿌옇다  
    산굽이마다 꾸짖는 소리 고동치는데
    나무들 어혈 맺혀 옹이마다 목이 메는구나.
    묵은 삭정이에 생피 돋듯
    살갑게 살갑게 살으시어
    어느 울타리 안 봄처럼 오셨으면
    이른 새벽 버들강아지 눈 뜨듯 오셨으면 
    파릇파릇 죽순 솟듯 오셨으면
    하늘 땅 산 소리없이 내리는  
    아침이슬처럼 오셨으면, 오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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