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님
김주혜
대웅전 용마루 끝
굽은 노송 한 그루
서별당을 지키고 서 있다
노스님 한 분이 앉았던 그 자리
그 그늘에 법어가 깔리고
고무신 한 쌍
하얗게 엎디어 있다
햇빛 한 자락
화엄의 꽃을 피우며
향기에 취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늘 비워두어도 가득차는 마음
향내음 자락과 얼키며
풀 한 포기로 나투시는 임
후광처럼 노을이 지고
퍼낼수록 맑게 고이는 샘으로
산그늘이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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