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엄마께 드리는 기적의 노래
김 주 혜
성모님을 향한 이인평시인의 [후안 디에고의 노래] 시집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바친 기도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발견하였다. 내 기도는 온통 구원의 손길만 원하고 원하였지 이처럼 사랑과 감사와 흠숭의 시선으로 기도한 적이 있었던가. 내 영혼이 목말라 애타게 부르짖을 때에도 골수까지 숨겨진 이기심과 나태함으로 주님과 성모님이 바라시는 진정한 깨달음을 알지 못하고 늘 교만의 죄로, 머리로 드리는 사랑으로, 부족한 진리로 드리는 기도가 다인 줄만 알고 있었다.
이인평시인의 [후안 디에고의 노래]를 읽는 동안 마치 영혼의 목마름에 달디 단 성수를 마시듯, 성모님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울고 있는 누군가를 발견한 듯하였다.
보이지 않는 이가 곁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며 사랑을 폭포수처럼 쏟아 주시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져 보였으니 이 얼마나 큰 신비란 말인가. 달과 같이 아름답고 해와 같이 빛나며 진을 친 군대처럼 두려운 성모님께 바치는 기도 소리가 어쩌면 그리도 웅장하게 울려퍼지는지.....!
하염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하는 감사의 눈물로 12줄의 행간을 읊고 또 읊으며 나 자신을 성모님께 봉헌할 수 있었다.
어머니, 사람들이 / 길에서 길을 잃고 있어요.
자신 안에서/ 자신을 잃고 있어요.
자기 안에 있는 길이/ 자기의 길인 줄을 몰라요.
길 잃은 사람들이/ 날마다 미로를 만들어요.
길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이 / 길에서 길을 찾아요.
어머니, 서로 떠밀려가며/ 길에서 길을 물어요.
ㅡ[미로] 전문
이 시는 곧 나의 노래이다. 주신 길을 길인 줄 모르고 욕망의 눈으로 바라보며 다른 길을 보여 달라고 떼쓰며 응석부리며 탕아처럼 길을 떠나고만 싶었던 때가 많은 나의 노래이다.
이인평시인의 성모님의 향한 노래는 이처럼 우리 모두의 염원이요, 희망을 대신하고 있다. 이처럼 시집 [후안 디에고의 노래]는 가난한 자, 슬퍼하는 자, 절망하고 있는 자에 대한 위로의 손길이며, 기적의 노래인 것이다. 그리하여 감히 대단한 봉헌의 시집이라고 말하겠다.
'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초대하고 싶다는 이 섬시인 (0) | 2024.10.09 |
---|---|
2017년 시인들이 뽑는 시인상, 김주혜 시인 수상 (0) | 2017.09.03 |
나를 달래는 아름다운 무기/2014,12. 21일자 평화신문 (0) | 2014.12.17 |
나의 묵주 이야기 (0) | 2014.10.26 |
내 시 속의 예술작품/ 김점선의 화려한 신부와 에밀리 디킨슨 (0) | 2013.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