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강원도 아리랑

주혜1 2015. 9. 11. 13:12

 

강원도 사랑.hwp

 

 

강원도 아리랑

                         김주혜

 

내 최초의 사랑은 강원도 사북 탄광

막장에서 천 년의 물방울을 맞으며 시작되었다.
톱밥난로의 불길처럼 타오르다
검은진주마을의 전설과 함께 사라진
사랑과 한이 강이 되어 흐르고, 산으로 솟은 곳.
강물도 굽이굽이, 적송도 휘청 기울어
사람들마저 느리게 느리게 사는
어제의 길과 어제의 산이 기다리는 곳.
물 따라 길도 흐르고, 산도 흐르고
자연 따라 몸도 흐르고 흘러 젖어드는 
끊어졌나 하면 숨어있다 나타나 금방 세수한
산골처녀의 얼굴 같은 길.
ㅡ비가 올라나, 눈이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누구 위해 그 한 서린 백두대간을 지키는가
햇빛과 바람을 독차지한 벌로 신의 노여움을 샀는가
지금은 때가 묻어 맛이 나지 않는 길
옷바위 동강할미꽃은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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