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한 줄의 시를 위하여

주혜1 2017. 6. 1. 09:21

한 줄의 시를 위하여

                        김주혜


한 줄의 시를 위하여

덜커덩거리는 창에서 죽은 사람을 만나

되살릴 수도 있어야 하고

여행 끝에 만난 다람쥐에게도 사랑을 느껴야 한다.


한 줄의 시를 위하여

어떤 몸짓으로 꽃은 피며,

어찌하여 달빛은 잎새마다 얼굴을 다는지

그 추억으로 즐거워야 하며 또 잊어야 한다.


한 줄의 시를 위하여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쓸쓸한 시니피앙이 되어야 하고

우연한 순간에 짙은 에로틱에 녹아야 한다


한 줄의 시를 위하여

떠날 채비를 하는 서쪽하늘,

풀벌레와 돌멩이들,

함께 노래 부르고 침묵할 줄 알아야 한다.


'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줄의 시를 위하여/ 서예 캘리그라피   (0) 2017.09.01
우륵의 노래  (0) 2017.06.10
숲속의 헌책방  (0) 2017.06.01
때때로 산이 되어  (0) 2017.02.21
지구의 날 세미나  (0) 2017.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