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일몰. 3

주혜1 2005. 9. 26. 09:24
 

일몰ㆍ3



내 마지막 말이

‘매화에 물주라’ 처럼

신선한 당부라면 얼마나 좋으랴.

안개가 자욱한 날이나

아카시아 꽃내음이 풀풀 날리는 날

기억해 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얼마나 풍요로우랴

가슴이 미어질 듯이 보고파지면

아련히 아파오는 기억의 끝을 붙잡고

단장의 슬픔을 넘은

둥근 무덤 속 그리움을 향해 가자

내 살이 허물어지는 노을 속으로

기어서라도 가자, 가자, 가자.......

그리움이여, 쓸쓸한 몸부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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