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생이를 아시나요?
김주혜
가을 여행길, 대보름달이 뜨면 몸이 뜨거워진다고 했더니 송진근 시인이 화들짝 놀라며 매생이국 같은 여자란다. 펄펄 끓는 국물에 매생이를 넣으면 퐁퐁퐁 뿜어져 나오던 뜨거운 열기가 사라지고 금세 새치름한 진초록빛 바다가 차갑게 펼쳐진단다. 그 냉랭한 자태에 속아 그만 덥석 떠먹다가는 영락없이 혓바닥을 데이고 만다니, 고게 바로 매생이국의 내숭이 아니고 무엇이랴. 매생이국 같은 여자!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건드리면 뜨거운 열정이 활활 살아 있는 여자, 멋지다. 내가 그런 여자라니....내게 데이고 싶은 사람, 어디?
-문학과 창작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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