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동침

주혜1 2005. 9. 15. 19:19
                                                 
                                                    동 침



              한여름, 햇볕에 바싹 달군 홑이불을 덮었다. 태양의 맨살이 나를
받아 안는다. 달큰한 살내음, 태양의 흑점 한가운데로 빨려 들어간
다. 계란 노른자위처럼 말랑한 그곳으로 기분 좋게 눈을 감으며 내
알몸을 맡긴다. 풀먹인 햇살이 까칠까칠 가슴께를 더듬는다.  봉싯
솟아오른 봉우리. 서서히 온몸이 달아오른다. 감이 부풀고, 대추 열
매가 부풀고, 사과가.......머지않아 나의 정원엔 태양을 닮은 자
들 쑥쑥 쏟아져 나오겠지? 두둥실 떠오르는 한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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