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스크랩] 누구라도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

주혜1 2006. 11. 20. 21:42


 
 누구라도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
               김주혜
 가을, 하늘, 햇빛, 열매......,
이 모든 것을 입 안 가득 넣고 있으려니 
등뒤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이 아까운 것들 한꺼번에 삼킬 수도 없고
뱉을 수도 없어, 우물거리며 고개만 설레설레 저었다. 
귀뚜라미 한 마리가 투명한 껍질을 벗으며 
내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바람에 햇빛 한 자락이 빠져나왔다 .
쪽빛 하늘이 덮치는 순간 심한 갈증이 나, 
입안에 물고 있던 열매를 아사삭 깨물어 버렸다. 
삐죽삐죽 손을 내미는 나뭇가지들.
그제서야 나는 뒤를 돌아보며 대답을 했다.
"가을이 예 있어요. 하느님."



출처 : 누구라도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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