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스크랩] 새벽강/ 장자못

주혜1 2006. 11. 9. 12:44

새벽강 새벽강에는 잠들지 못한 철새가 있다 종종거리는 물옥잠이 단장을 하고 스크렁 풀이 거칠게 몸 흔들면 다리 긴 왜가리가 먹이를 노리고 아침을 연다 지루하지 않은 삶이 얼마나 되겠는가 나는 물 앞에 서서 지나온 시간을 들여다본다 기나긴 기다림으로 일그러진 낯선 얼굴 밀어내고 물고기가 빈 물방울을 뿜어 올린다 물방울 속으로 얼굴 하나 솟아오른다 와인처럼 붉어지는 가슴 강물을 가르며 태양이 일렁인다. 철새 가족들 우아한 자태로 선회하며 새벽강을 밟는다 스크렁 풀 일제히 뒤채이며 싹을 떨구고 흔들리는 물살 마디마디 사이 숭숭 구멍 뚫린 가슴으로 들어와 앉는 한 사람 있어 내 가슴이 다시금 불콰하다. (06,11.9)

출처 : 새벽강/ 장자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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