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별.7
아버지 일기
아우들아,
너희들 지금도 기억하니
아버지, 그 구부정한 어깨 위의 웃음을
투명한 기침소리를
유난히 외로움을 타시던 아버지를
그 깊은 송림 숲에
홀로 두고 돌아설 때
나무는 갈비뼈를 드러내며
잉잉 소리내어 울었고
산메뚜기는 코가 메어
푸들푸들 발목을 잡더구나
-아들 하나 낳아 잃고
딸 아홉 눈 한 번 찡그리지 않고 키웠소
아우들아
열번도 넘게 해가 바뀌었으나 아직도
마르지 않는 아버지 음성이
연필자국마다 따라다니니
못다 쓰신 이 아버지의 일기를
언제나 다 읽는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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