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측백나무와 별과 시

주혜1 2007. 4. 26. 15:56
측백나무와 별과 길*


서둘지 않고 떠나온 그 길에서
나는 잠시 눈을 감았어
아주 작은 흔들림으로 일어나
걸었어. 걸으면서 강하게 내려쪼이는
싱싱한 자연과 만나고 싶었어
빈센트 반 고흐를..
해바라기처럼 빛나는 그의 눈동자를
모든 갈증과 귀가 아프게 싸우는 그의 노여움을
이글이글 끓는 하늘이 정금의 햇살을 꽂으며
소용돌이치고 있었디
눈을 가늘게 뜨고 그 섬세한 실루엣을
조금씩 내 몫으로 하며 나는
흔들리는 청색의 측백나무 아래 서서, 화면 가득히
들어앉은 그를 만날 수 있었어
그래, 사는 것은 모순의 시작이요, 끝이었지
내 머리, 팔, 다리 그것들이 모두
산산조각나는 것 지켜 보겠어
풀잎의 눈물을, 나무의 사라짐을
그리고 조그맣게 부서져내리는 노란 태양까지도
지금 그가 가꾼 시인의 정원에는
아직도 지옥의 바람이 불고 있어.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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