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잠들고
건망증이 심한 수자에게서 돈을 꾸는 사람은 그날로 횡재한다. 그녀는 잊는 것을 술 먹듯이 하기 때문이다. 키를 꽂은 채 차 문을 닫기는 예사고, 영수증 고지서를 어디에 두었는지 생각해내는 것은 무리이다. 그러나 얄밉게도 책을 빌려 준 일만은 잊지 않는다. 약속도 잊는 법이 없으니 샘이 날 정도로 그를 따르는 친구가 많다. 하늘이 무너져도 자세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을 여자, 술을 가장 맛있게 마시고 아름다운 언어에 취하는 여자. 맥주잔에 태평양을 담아 가지고 와서는 아까운 바다를 다 마시지 못하여 섭섭하다고 눈물을 보이던 그녀. 그러나, 이제 수자는 혼자다. 건망증이 심한 그녀를 아기처럼 돌봐주던 남편에게 잠깐 헤어지는 거니, 먼저 가 있으랬다면서 웃어 보였다. 이쁘게, 편안하게, 그리고 배웅하는 사람 많은 가운데 가볍게 떠난 남편이 아주 자랑스럽다는 수자를 친구로 둔, 나는 행복하다.
건망증이 심한 수자에게서 돈을 꾸는 사람은 그날로 횡재한다. 그녀는 잊는 것을 술 먹듯이 하기 때문이다. 키를 꽂은 채 차 문을 닫기는 예사고, 영수증 고지서를 어디에 두었는지 생각해내는 것은 무리이다. 그러나 얄밉게도 책을 빌려 준 일만은 잊지 않는다. 약속도 잊는 법이 없으니 샘이 날 정도로 그를 따르는 친구가 많다. 하늘이 무너져도 자세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을 여자, 술을 가장 맛있게 마시고 아름다운 언어에 취하는 여자. 맥주잔에 태평양을 담아 가지고 와서는 아까운 바다를 다 마시지 못하여 섭섭하다고 눈물을 보이던 그녀. 그러나, 이제 수자는 혼자다. 건망증이 심한 그녀를 아기처럼 돌봐주던 남편에게 잠깐 헤어지는 거니, 먼저 가 있으랬다면서 웃어 보였다. 이쁘게, 편안하게, 그리고 배웅하는 사람 많은 가운데 가볍게 떠난 남편이 아주 자랑스럽다는 수자를 친구로 둔, 나는 행복하다.
'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코의 추-마취 (0) | 2007.04.26 |
---|---|
루즈 선전처럼 세상은...... (0) | 2007.04.26 |
지구의 날 세미나 (0) | 2007.04.26 |
측백나무와 별과 시 (0) | 2007.04.26 |
내 작은 씨앗을 개미에게 주며 (0) | 2007.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