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채석강

주혜1 2007. 4. 26. 16:14
채석강



바닷물이 잠시 자리를 떠난 채석강 바위틈에서 지금 막 미사가 시작됐다. 작은 바다를 이룬 초록 그늘 아래 애기 미역들은 넓은 잎을 벌리며 성가를 부르고 애기 소라와 게들은 납작 엎드려 종신서원을 한다. 그곳에서 나는 햇빛자락에 젖은 몸을 말리는 애기 말미잘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그는 부드러운 제 촉수를 탐내는 내 눈빛을 알아채고 행동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내 얼굴에 바닷물을 끼얹었다. 미사시간마다 분심드는 내 마음을 채석강은 알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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