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봄비와 宮合

주혜1 2008. 3. 31. 08:04

 



 

봄비와 宮合

 
주말이라고 아는지 하늘에서  봄비가 내려 대지와  나뭇가지를 흠뻑  
적시는 것을 보니 그냥 집에  들어 갈수 없게 만든다.  
왜냐하면 포장마차나  먹자골목엔   김치부침개, 
삼겹살과 소주, 동동주와 파전이 발걸음을 잡기 때문이다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 커피한잔 또는 우와 하게 와인 한잔 하는 것도 좋겠지만 뭐니 뭐니 뭐니 해도 서민적이면서도 소박해서 더 좋은 삼겹살에 소주는 당해 낼 수가 없다.


이렇게 비와 궁합이 잘 맞는 음식들이 있는 것은 하나의 이유가 있다. 비가 오면 뜨거운 음식이 입에 당기는 것은 기온이 내려가 열량이 높고 뜨거운 음식이 입에 당기기 때문 일지도 모른다


어제 토요일 날 조금 일찍 퇴근하는 길에 비가 오 길래 웬일인지 그냥 집에 들어가기 허전한 마음이 들어 삼겹살과 소주가 생각이 났다. 혼자 식당의 구석진 곳을 찾아 고기 1인분과 술 한 병을 시켰다. 물론 맑은 날에도 잘 어울리지만 특히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에 마시는 소주 한잔은 단물처럼 목을 적시게 만들었다.


지글지글 구운 삼겹살은 편한 사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함께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순 없다. 그러나 혼자서 먹는 재미도 맛이 꿀맛처럼 여겨진다.


사실 한 시간 정도 앉아서 지나간 한 주일을 생각해 보니 즐거움보다 우울한날이 더 많았다 술 한 잔을 마시며 다음 주일엔 즐거움만 가득한 하루하루가 될 것이라 생각 든다


오늘은 일요일인데 비가 계속 올지 모르지만 연관성 깊은 음식은 파전과 동동주다. 비 오는 날은 따뜻한 집안에서 노릇노릇한 파전이나 부침개를 부쳐 먹고 싶게 만든다. 그래서 아내에게 어려운 부탁을 하고 싶은데 들어줄지 의문이다.


사실 남자는 앉아서 먹는 사람은 편하지만 여자는 주방에서 준비하여 구워 내려면 귀찮은 존재를 안다


파전과 함께 먹는 동동주 한잔도 삼겹살에 소주 한잔처럼 온 시름을 다 씻고 내려간다. 오랜 가뭄 끝에 촉촉하게 반가운 비가 내리면 좋듯이 가족들과 어울려 부침개를 먹으며 하루를 보내고 싶다.


파전이나 부침개를 먹는 것은 세끼의 식사로 해결 되는 게 아니라 하나의 간식으로 취급하고 싶다 아무래도 집에서 쉬는날은 굶주린 배를 채우기라도 하듯 입맛이 당겨 폭식(暴食)을 하는 기분이 든다.


흔히 일요일에 비 오는 날에 점심시간의 오후 무렵이 되면 따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떠올린다. 라면은 서민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동네 슈퍼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식품이어서 더욱 생각난다.


내가 라면을 끓일 때면 고작 해봐야 스프와 계란 하나를 넣는 게 전부 이지만 아내의 손길을 빌리면 이것저것 야채를 넣은 것이 아주 톡유한 맛이 난다


라면도 누구나 집에서도 쉽게 끓여 먹을 수가 있어 편리한 점이 많지만 미식가처럼 맛을 위주로 한다면 맛있는 라면집으로 가야한다. 도대체 같은 라면인데도 내가 끓인 것과 전문점에서 먹는 차이는 왜 그리도 큰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겨울철이나 봄이 되면 시골에서 어머니가 끓여주신 수제비가 생각난다. 밭에서 직접 밀을 재배하여 방앗간에서 빻아온 밀가루를 반죽을 하는 것이다.


가마솥의 물이 팔팔 끓으면 밀가루 반죽을 숟가락으로 뚝뚝 떼어 넣고 만든 것이 그야말로 존득존득하여 맛이 너무나 좋았다. 그 당시는 식량이 부족하여 죽을 끓여 먹는 게 보통 이었지만 지금도 비가 올 때면 수제비가 생각난다


비록 수입 밀가루 이지만 수제비를 잊을 수가 없다. 오랜 가뭄 끝에 나뭇가지에 촉촉한 단비가 내려 하루라도 일 찍 꽃망울을 터트리듯 비가 오는 창밖을 내다보며 궁합이 맞는 음식을 먹을 때 내일을 위해 새로운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 다 ... 南 周 熙

출처 : ★아름다운 미술관★
글쓴이 : 정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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