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여행

코펜하겐 거리- 니하운 운하

주혜1 2008. 6. 16. 10:46

니하운 운하

 

 내가 이곳을 방문한 날이 마침 월급날이자 금요일이었다. 거리로 쏟아진 인파를 보는 것은 여행 중에 제일 볼거리이기에 나는 마침 좋은 시기를 택한 듯하여 기분이 좋았다. 햇볕도 따뜻하였다.우리 일행들은 양산이며 모자들을 하나같이 쓰면서 햇살을 피하였으나 이곳 사람들은 마치 햇살을 위한, 햇살에 의해 거리로 쏟아진 것만 같았다. 너도나도  벗어젖히고 햇살을 향해 노를 젓고, 햇살을 향해 잔을 들고있었다. 우리나라  한강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폭에 거대한 배를 띄워놓고 개미처럼 복작거리며 선유를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지만 참 평화스럽다는 느낌이었다.

 

 유럽에서 배를 타는 사람들은 긴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랫동안 침묵으로 해서,혹은 세상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서 일단 말문이 열리면 한없이 길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다. 믿기 어려운 허풍을 늘어놓는 사람들 또한 뱃사람들이라고도 하는데 그들의 이런 이야기를 '바다이야기(Nautical Yam)'라고 한다. 역시 바다로 나갈 운명을 가졌던 코펜하겐 사람들의 바다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뉘하운이다. '새항구 New Harbor'또는 안데르센이 살았다 하여 '안데르센 거리'로도 통하는 곳이다.

17세기 중엽 이래 뉘하운은 교역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이에 따라 각처에서 몰려든 선원들은 주로 맥주와 여자에 돈을 퍼부었다고 한다. 그 당시만해도 싸구려 선술집이 모여 있던 곳이지만 지금은 각종 요트와 범선의 정박지가 되어있다. 하지만 아직도 전통적인 가옥과 나무로 만든 배,문신을 새기는 가게 등이 남아있어 옛 정취를 느낄수 있게 한다. 운하의 남쪽(안데르센이 살던)에는 고풍스런 건물들이 들어서 있고 북쪽은 파스텔톤의 창이 많은 건물과 멋진 레스토랑,바 등이 들어서 있는데 그 모습이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가난뱅이였던 안데르센은 우리나라로 치면 전, 월세정도 되는 이 거리의 20번지에서 1835년 최초의 동화집인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집>을 완성했으며, 67번지에서는 1845년부터 1864년까지 거주하였다. 18번지에서는 최후의 2년간을 보냈다고 한다. 20번지, 67번지, 18번지 등의 순서로 옮겨다닐 수 있던 그런 동네였다. 지금은 관광객들로 붐벼 주점과 식당들이 많아져 덴마크의 또다른 명소로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69번지는 안데르센 기념관으로 그와 관련된 많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거리 곳곳에는 안데르센의 자취가 남아 있는 건물에 작은 푯말들이 붙어 있어 그의 흔적을 설명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