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주혜1 2008. 7. 18. 22:05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김주혜 기차는 8시에 떠난다 그가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꺼낸다 마지막 인사를 남길 것이다 언제나 그랬다. - 급히 떠나니 건강히 잘 있소- 그는 이별을 만남처럼 아주 간단히 쓰고 있다. 가슴이 메어온다 내 인생의 전부처럼 무성했던 이별 그 이별에 지쳐가고 있는 나는 숨어서 그를 바라볼 뿐이다. 기차는 8시에 떠났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는 올라탔고,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생각나면 빙하엽서 한 장 날아오겠지 그 인사에 내가 얼어가는 줄도 모르고…….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조수미의 기막힌 바이브레이션에 칠성판 위 노란 국화꽃이 시들고 있다 내 어깨도 노랗게 시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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