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침묵 편지 김주혜 너와 나의 만남은 동부새가 불어 언 땅을 녹이고 바닷물이 바위를 깨부수는 일, 날줄과 씨줄이 바뀌고 천지가 갈라져 고름이 철철 흐르는 일. 더듬이처럼 두 귀를 세우고 더 이상 들려오는 메시지가 없는 길목까지 눈물 지르밟고 돌아오는 일. 그 가슴 저리고 훈훈한 한때, 그대처럼 사랑을 잃은 내가 나에게 쓰는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