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자 교리방

제 1장 성호경

주혜1 2011. 4. 3. 15:08

(1) 성호경

천주교 신자들은 모든 기도와 예식을 십자성호로 시작하고 또 끝 맺는다. 오른손 끝을 이마, 가슴, 왼쪽 어깨, 오른편 어깨에 대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하고 말한다. 우리는 이 기도를 '성호경'이라고 한다. 신자들은 이 기도를 함으로써 그리스도교의 가장 심오한 진리를 고백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심으로써 온 인류를 구원하셨다는 믿음을 고백한다. 고대의 신자들은 생명의 나무를 십자가로 표시했고, 또 이 땅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고 생각하였다. 앞으로 경험하겠지만 경건한 마음으로 이 의식을 하노라면 마음과 뜻을 하늘로 들어올리는 마음자세가 되는 것이다(올바른 자세가 되도록 연습시킨다).

 

(2) 기 도

전통적으로 가톨릭의 기도는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하느님께로 향하는 것이며, 기도할 때 우리는 마음과 정신을 하느님께로 돌리고 그분을 흠숭하고 감사하며 그분에게 은혜와 용서를 청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기도는 하느님과 나와의 대화인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의 자세는 진실한 마음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하느님의 뜻에 맞는 지향으로, 꼭 이루어지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바치도록 하여야겠다.

 

(3) 아 멘(Amen)

이스라엘 말로 '정말',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해 주십시오'라는 뜻이다. 유다인들이 제사의식에 쓰던 말 그대로 전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에서는 모든 기도를 '아멘'이라는 말로 끝맺는다.

 

2 도 입

(1) 시작기도

 

우리를 은총으로 축복하시고자 이 자리에 불러주신 자비하신 하느님 아버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참된 인생의 의미를 모른 채 살아온 우리들입니다. 또한 물질적인 풍요만을 추구하며, 이웃보다는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생활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 이제 우리는 인생의 진실을 깨닫고 참다운 삶의 길을 찾아 좀더 보람있게 살고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아버지께서 인도하시어 진리와 참 생명의 나라로 우리 모두를 이끌어 주시고 우리와 항상 함께 하소서. 아멘

 

3 전 개 : 종교란 무엇인가

'종교란 무엇인가'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매우 힘들다. 학자들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나름대로 정의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을 말하면서 그에서 유추되는 종교의 개념을 알아 보겠다. 그래서 종교의 개념보다는 종교와 인간의 관계성을 공부하겠다. 이 세상에 인간이 태어난 이래 인간은 끊임없이 인생의 근본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해 왔고 현재도 그러하며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다. 이는 인간이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는 증거이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여기에 종교문제가 인간의 중대한 문제로 등장한다. 즉 '종교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것과 같다. 종교와 인간은 그 만큼 관련이 깊다는 말이다. 그러면 인간의 본질을 알아봄으로써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자.

 

(1) 인간의 본질(본성)

 

"인간은 자연 가운데 가장 연약한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이다"라고 파스칼은 말했다. 이 말은 인간의 본질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위대한 반면 비참하다고 한다. 먼저 인간의 위대함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지혜를 가진 인간은 만물의 영장으로서 다른 동물을 압도하고 있다. 우주가 방대함을 알며, 이 방대한 우주에 비한다면 인간은 한낮 먼지만도 못한 미약한 존재라는 것도 안다. 그리고 인간은 육체 이상으로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사물을 관찰하고 느끼며 판단한다. 즉 인간은 생각하고 취사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그리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느낀다. 이는 인간에게는 지혜가 있기 때문에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은 그 지혜를 이용하여 끊임없이 보다 나은 세계를 지향해 왔다. 동물들은 대자연의 위력에 그대로 굴복할 뿐이지만 인간은 이 대자연을 인간에게 이롭게 이용했다. 즉 인간은 주어진 환경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감으로써 인간생활을 보다 행복하고 살기 좋게 꾸미며 편리하게 해 나가고 있다. 인간은 이렇게 위대한 반면, 그 인간 자신으로 말미암아 비참한 현실에 놓여 있다. 서로 협조하고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것을, 오히려 자기만을 생각하고 현재의 상태에 만족치 못하여 여러가지로 자신의 환경을 불만스럽게 여기기도 하며, 또 남을 부러워 하기도 한다. 그러한 나머지 증오와 질투, 원한과 분노, 모략과 중상, 탐욕 등 온갖 불행이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비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지만 인생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즉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죽음! 이것은 영원히 인간이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이며 인간을 허무로 몰아넣고 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 할지라도 이 인간 최대의 문제를 해결해 주진 못할 것이다. 어찌하여 인간의 능력에는 한도가 있는데 욕망에는 한도가 없는 것일까? 여기서 인간은 삶의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설령 인간의 욕망이 채워졌다 해도 인간 앞에 다가오는 죽음에 그러한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여기서, 알고 있는 사람이 죽었을 때의 체험을 얘기해 준다 - 허무함, 비참함, 공허함......). 인간의 한계상황은 결국 죽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도 죽음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지상에서의 나의 모든 것은 이 죽음 앞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 다만 죽음이라는 미지의 사건에 대하여 한없는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 불안과 공포로부터 해방되기를 원한다. 즉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먹고 마시고 잠자는 것으로써만 만족치 않고 인간 내면의 세계에 대해서 생각해 왔다.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왜 태어났으며 무슨 목적으로 살아 가는가? 인간은 왜 죽으며, 죽음은 무엇인가? 죽은 후에는 어떻게 되는가? 등등을 생각했다. 덧없는 현세적인 나를 초월하고자 하는 강력한 염원! 현세적 방법으로 불가능한 영원한 삶에 대한 동경! 결국 인간에 대한 물음은 인간의 한계상황을 인식하고 그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며 영원한 세계를 희구하는 데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미 인간이 어떤 절대자의 구원을 필요로 하는 데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미 인간이 어떤 절대자의 구원을 필요로 하는 운명적인 존재임을 암시받게 된다. 즉, 인간적 한계 앞에 서서 우리는 우리의 유한성을 초월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 헤메고, 무한한 절대자를 갈구하는 인간의 이 본래적인 심성, 그것은 바로 인간이 종교를 지향하는 존재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종교는 인간의 자기 초월의 노력일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다와"지는 길을 터놓는 일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는 자기 세상으로부터 끊임없이 탈출하려는 인간 정신의 갈구에 응답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는 인간들이 물질적이며 사회적인 일차원적인 차원 저 밖에 - 신비의 세계와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인간이 그 세계와 홀로 관계를 가지게 될 때에만 참으로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고 또 그렇게 삶을 영위하게 되고, 또한 거기서 삶의 참 뜻과 환희를 즐기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자신의 유한성을 의식하고 끊임없이 영원을 갈망하여 찾아나서는 가장 근본적이며 실존적인 인간의 욕구와 직결되는 것이다. 종교는 영원을 희망하는 인간들에 대한 응답이며, 이러한 희망을 통하여 인간은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결국 종교는 인간이 자기 자신에 대하여 깊이 물어 보고 따지는 데서 생기는 인간 실존의 사건이며 인간의 궁극적 관심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종교는 나의 정신세계와 영혼을 무한대로 확장시키는 것이며 나를 참으로 인간답게 하는 것이다. 인간이 종교의 차원에서 삶을 찾을 때 바로 그때에 비로소 참 인간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즉 인간의 한계성을 초월하여 보다 보람있고 희망의 삶을 사는 것이 바로 종교적 삶이라는 것이다.

 

(2) 문화로서의 원시종교

 

처음 인간들은 죽음이라는 공포와 불안을 경험하면서부터 자기들보다 우월한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자연 현상에 대하여 경의와 존경을 표하는 의식을 행하였다. 석기시대 이전에 이미 인류는 죽은 자를 가까이 보전하기 위하여 생활터전 주위에 무덤을 만들어 추모하였고, 한편으로는 하늘이나 자연 혹은 알 수 없는 신비에 찬 대우주와 삼라만상의 존재에 대한 경탄과 이 절대적인 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막연하게나마 하늘과 자연을 숭배하여 왔다. 이것을 자연숭배 사상(Totemism)이라 하며 원시인들의 샤마니즘(Shamanism)이 바로 이 사상이다. 그들은 처음에 모든 사물에는 영혼(정령)이 있다고 믿는 일종의 샤마니즘의 원시종교를 형성하였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여러가지 무속 문화를 통해도 이러한 현상들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옛날 사람들이 섬겨 왔던 이러한 자연신은 우리의 길흉화복을 주관한다고 생각하는 신으로 우상숭배의 대상은 되었을망정 우리의 죽음과 고통을 극복케 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영원한 삶의 길을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이에 인간은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합리적인 종교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3) 그리스도교

앞으로 우리는 그리스도교에 대해 자세히 공부하게 되겠지만 오늘은 그리스도교의 특징적인 것만 공부하도록 하겠다. 그리스도교는 우주의 신비와 인생에 대한 문제들을 창조주이신 하느님이 직접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는 종교이다. 그런데 오직 한 분이신 이 창조주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직접 창조하신 이 세상과 당시 자신을 좀 더 분명히 가르쳐 주시고자 당신의 아들을 보내 주셨다. 그분의 외아들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라고 부른다. 하느님은 당신 아들을 통해서 인간에게 영원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보여 주시며,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참 삶의 길이며 그 삶만이 영원한 삶이라고 가르치신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교이다. 그리스도교는 인간이 터득하고 깨달아 세운 종교가 아니라 계시종교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고 하느님이 당신을 드러내 보이실 때만 비로소 알 수 있다.

▣ 그리스도교의 몇 가지 특징

 

⑴ 그리스도교는 만물을 창조하시고 지배하시는 전능하신 하느님 한 분만을 믿는 일신교이다.

⑵ 그리스도교는 어떤 인간이 도를 터득하고 깨달아 세운 종교가 아니라 하느님의 계시로 세워진 계시종교이다.

⑶ 그리스도교는 현세뿐 아니라 내세를 인정하는 내세종교이다.

⑷ 그리스도교는 현세를 초월하여 영원한 하느님께 구원을 구하는 구제종교이다.

⑸ 그리스도교는 하느님의 의지대로 살 것을 요구하는 윤리종교인 동시에 개인의 구원뿐 아니라 전 세계적 공동체의 구원을 지향하는 종교이다.

 

(4) 타종교에 대한 자세

 

종교의 공통점은 다같이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에 대한 초월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종교는 공통적인 것이다. 따라서 한 종교에 대한 독선적인 배타나 폐쇄성은 참다운 신앙생활을 위해서 배제되어야 할 것이다. 겸허한 자세로 타종교의 교의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기의 종교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신앙인의 태도라고 할 것이다. 단 우리가 유의할 것은 다른 종교는 거의 인간적인 구도에 의하여 실천적으로 터득한 진리를 신봉하거나 자연종교적인 성격이 있으나, 그리스도교는 절대자이신 하느님의 신비와 계시에 의한 종교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 우리 인간의 종교적 성향에 합당한 종교가 과연 어떠한 종교인가는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4 종합, 심화 : 종교는 인간의 한계성을 초월하는 영원한 삶을 제시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 본성의 이중성, 즉 부정적인 측면에서 죽음과 절망의 한계상황, 또한 사유와 이성을 통하여 이를 극복하려는 또 하나의 측면, 인간의 자기 초월, 극복의 위대성에 대해 공부하였다. 그리하여 우리는 생각할 수 있다는 면에서 위대성을 지녔다 하더라도 결국 극복할 수 없는 인간적 상황을 인식하면서, 또한 그 이상의 절대적 상황을 필연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에게는 그 운명적인 유한성 때문에 종교를 찾게 되는 종교 지향적인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본성상 종교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즉, 인간의 한계성을 초월하여 보다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고 또한 영원한 삶을 제시하는 것이 종교인 것이다.

 

세상의 모든 종교들은 진정한 절대자를 찾아가는 하나의 길이며, 인간이 구태여 절대자를 찾으려 애쓰는 것은 인간이 타고난 본연의 종교심성이라 볼 수 있다. 그리스도교와 여타의 다른 종교와의 차이점은 어떤 한 인간이 인간 문제를 깨닫고 해결책을 모색하려 할 때 창조주이신 하느님 스스로가 길을 가르쳐주시고 말씀하신다는 점이다. 즉, 하느님은 인간을 불안과 공포, 죽음과 고통에서 구원해 주시는 생명의 빛이신 것이다.

 

5 실 천

예수께서 병자를 고쳐주신 대목을 읽고 묵상한다(마태 8, 5-13).

 

6 끝 기도

 

주님! 우리를 불러주신 당신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당신을 찾았을 때 당신은 포근히 맞아주셨습니다. 그동안 무엇 때문에 방황하고 무엇 때문에 불안해 했으며, 무엇 때문에 공포와 두려움으로 삶을 움츠렸는 지를 어렴풋이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주님! 내가 사는 의미가 무엇인지 또 올바로 사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도와 주십시요. 나의 나약한 인간성을 알고 더욱 당신께 가까이 갈 수 있게 하시고, 당신과 함께 생활하지 않으면 인생의 보람, 참 삶의 길이 없음을 깨닫게 하여 주십시요. 나로 하여금 영원한 삶을 향한 불타는 정열과 당신을 찾는 노력이 줄기차게 용솟음치게 도와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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