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세월은 날 버리고 가거늘

주혜1 2011. 4. 23. 06:42

세월은 날 버리고 가거늘


白日淪西阿 (백일윤서아) 해가 서산으로 기울자

素月出東嶺 (소월출동령) 밝은 달이 산 위로 떠 오른다

遙遙萬理輝 (요요만리휘) 달빛은 아득히 만리를 비추고

蕩蕩空中景 (탕탕공중경) 밝은 빛 허공 중에 흩어지네

風來入房戶 (풍래입방호) 차가운 바람은 문풍지로 스며들고

夜中枕席冷 (야중침석랭) 한 밤중 베개머리 차가워 싸늘하구나

氣變悟時易 (기변오시역) 찬 바람에 계절 바뀐 줄 알고

不眠知夕永 (불면지석영) 잠 이 오지 않으니 밤이 길어졌구나

欲言無予和 (욕언무여화) 긴 밤을 말 동무도 없이

揮杯勸孤影 (휘배권고영) 잔 들어 외로운 그림자에게 권하노라

日月擲人去 (일월척인거) 세월은 날 버리고 가거늘

有志不獲騁 (유지불획빙) 나는 소원을 이루지 못해

念此懷悲悽 (염차회비처) 마음이 서글프고 처량하여

終曉不能靜 (종효불능정) 밤 새 뒤척이며 잠들지 못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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