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날 버리고 가거늘
白日淪西阿 (백일윤서아) 해가 서산으로 기울자
素月出東嶺 (소월출동령) 밝은 달이 산 위로 떠 오른다
遙遙萬理輝 (요요만리휘) 달빛은 아득히 만리를 비추고
蕩蕩空中景 (탕탕공중경) 밝은 빛 허공 중에 흩어지네
風來入房戶 (풍래입방호) 차가운 바람은 문풍지로 스며들고
夜中枕席冷 (야중침석랭) 한 밤중 베개머리 차가워 싸늘하구나
氣變悟時易 (기변오시역) 찬 바람에 계절 바뀐 줄 알고
不眠知夕永 (불면지석영) 잠 이 오지 않으니 밤이 길어졌구나
欲言無予和 (욕언무여화) 긴 밤을 말 동무도 없이
揮杯勸孤影 (휘배권고영) 잔 들어 외로운 그림자에게 권하노라
日月擲人去 (일월척인거) 세월은 날 버리고 가거늘
有志不獲騁 (유지불획빙) 나는 소원을 이루지 못해
念此懷悲悽 (염차회비처) 마음이 서글프고 처량하여
終曉不能靜 (종효불능정) 밤 새 뒤척이며 잠들지 못하였네
PRE>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닭의 하안거/ 고진하 (0) | 2011.08.15 |
---|---|
독일 어느 노인의 시/ 김수환추기경 옮김 (0) | 2011.07.15 |
두 번째 심장/ 차주일 (0) | 2011.03.14 |
[스크랩] 속옷 속의 카잔차키스 / 이길상[2010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0) | 2011.02.22 |
촛불에게 외 2편 / 윤문자 (0) | 2011.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