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아침 신문

주혜1 2013. 12. 7. 13:58

 

아침 신문

 

 

                      김주혜

 

아침에 눈 뜨면 신문 보기가 겁이 난다.

 

연평도 앞바다가

놀란 가슴을 달래기도 전에

먼 바다에선

애꿎은 갈매기가 가슴을 다치고

잠잠하던 산이 분노하고 대지가 갈라진다

 

해치가, 스핑크스가 눈 부릅뜨고 지켜도

조류독감이니 미세먼지니 프로포폴이니

듣도 보도 못한

철렁한 단어들이 질펀한 아침이 무섭다

 

우리 아이들 어쩌나

 

벌거숭이 붉은 산이었을망정

맑은 물과 신선한 바람이 불던 이 땅에

붉은 물이 흐르고, 황토 바람이 분다

가슴에 작은 시냇물 하나 흐르지 않는

 

우리 아이들 어쩌나

 

모래 왕국의 투탕카멘이 웃는다

영원히 눈 감지 못하는 이유를 알겠느냐고

아무래도 이 아침,

고사떡 들고 이집 저집 돌던 시절이 생각나

우리 아이들에게 떡심부름이나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