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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문정희
날자! 한국의 시여, 세계의 문학에 점화를 하자
시는 혼자서 쓰는 것입니다 시인이라는 옷은 향기롭고 가벼워서 훈장이나 메달을 꽂을 수 없습니다. 시인의 재산은 언어, 시인의 힘은 상처와 고통에서 나옵니다.
독거의 꽃으로서의 자유와 고독을 노래하던 제가 한국시인협회의 깃발 아래 섰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단체와 조직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 시인협회라는 이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속도와 물질 가치로 혼탁한 이 시대, 시인은 심해 잠수부와 같이 침몰한 세상을 인양하는 존재들입니다. 그런 시인들이 모인 한국시인협회는 여러 의미에서 지금 더욱 특별하고 절박한 의미를 갖습니다.
좋은 시는 고통과 절망을 외면하지 않고 바로 보며, 창의적인 상상력으로 불확실한 것들에 의미와 형태를 부여합니다. 좋은 시인은 삶과 세계를 통찰하고 그것을 선험과 직관의 언어로 세상에 돌려주는 비둘기들입니다. 그런 시인들이 있음으로 세상은 보다 밝아지고, 우리 삶의 안과 밖은 풍요해집니다. 시인협회는 진정 살아 있는 문학을 지향해야 합니다.
문학은 늘 젊습니다. 새로운 숲을 탐험하는 것은 가슴 뛰는 일입니다. 문명과 네트워크가 시대를 점령한다 해도 세계를 언어로 호명하여 정화시키는 시의 감동은 영원합니다. 세련되고 격조 있는 한국의 시에 세계의 눈들이 쏠릴 것을 확신합니다.
저는 임기 동안 고 김종철 회장이 꿈꾸었던 열정적인 계획들을 잇고 가다듬어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시의 달 제정, 시 잡지 <시인불멸> 발간들에 더 보태 한국 프랑스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프랑스 시낭송,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수의 대학과 문화원 등을 통한 번역 소개 및 시낭송 등을 추진하여 세계를 향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
시인은 시를 쓰고 있을 때만이 시인입니다. 회원 여러분의 진정한 시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2014년 9월
한국시인협회 제 40대 회장 문 정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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