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분갈이

주혜1 2015. 12. 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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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갈이 김주혜 화분을 돌보며 사는 게 다인 요즘 빈 하늘을 보며 한때는 나도 세상의 중심인 적이 있었지 치마폭에 달라붙어 응석부리며 재잘대던 두 아들의 눈 속에 든 나에게 무지개를 보면 비 맞을 걸 알려야 했어 화분 분갈이를 해준 후부터 잎들이 누렇게 변하는가 하면 시들시들 꼬이더니 제 몸의 습기를 몽땅 빼주려는 듯 깍지벌레까지 받아들이고 있어 텅 빈 공간을 채워주던 나의 희망이 이제는 나를 아프게 하고 있어 새집을 마련해주고 듬뿍 영양까지 주었건만 어제는 흘러가는 시간일 뿐 지킬 필요가 없는지 세상의 중심이 내가 아니라는 건 코페르니쿠스적인 관점이냐 프톨레미적 구도란 말이냐 물소리가 내 발등을 덮는다. 내 손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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