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하루만 피는 꽃

주혜1 2015. 12. 26. 13:31

    하루만 피는 꽃 ㅡ공작 선인장 김주혜 미워하는 힘으로 산다. 태양이 쏟아지는 사막 같은 아파트 베란다 한켠에 소름돋는 침묵으로 여타한 곁도 주지 않고 스멀스멀 볼품없는 모습으로 초라한 너 풍성하게 자라려는 잎새의 마음이 날 선 가시로 변하기까지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회색의 공포와 메말라가는 사랑을 뿌리 속에 감춘 채 쉽게 꺼지지 않는 오기는 순진함 속에 키운 방어의 날揧로 날카롭다 어떤 위로로 너를 달래야 할까 지독한 아픔 속에 감춘 너의 참 모습을 기다리고 있어. 그 긴 기다림 끝에 도도하게 내민 너의 자존심 눈부신 도약, 아름다움의 극치 비록, 하루 동안만 보여준 네 속마음이지만 단 하나의 멍든 내 사랑을 대신해주듯 미워하는 힘으로 꽃을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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