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신은 모든 곳에....!

주혜1 2025. 2. 5. 10:58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중에서
     류시화 / 정채봉 엮음


꿈에서 어머니를 만나면 나는 좋아서 펄쩍펄쩍 뛰며 소리를 친다.
"엄마. 엄마가 살아 계셨네. 엄마가 살아 계셨네!"
어린아이처럼 어머니에게 매달려
이것이 꿈은 아니겠지 하고 불안해 하며,
말을 멈추면 그새 어머니가 사라질세라 연신 이야기를 한다.
“엄마, 이제 우리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
이제부턴 내가 정말 잘할게"
- 배금자


어머니가 아무 예고도 없이 내 거처로 불쑥 찾아오신 것은
단 한 번뿐이었다.
그때 내 손으로 밥을 짓고 국을 끓여 점심상을 차려드렸다.
혼자 사는 아들의 음식 솜씨를 대견스럽게 여기셨다.
그날로 산을 내려가셨는데,
마침 비가 내린 뒤라 개울물이 불어
노인이 징검다리를 건너가기 위태로웠다.
나는 바지가랑이를 걷어올리고 어머니를 등에 업고 개울을 건넜다.
등에 업힌 어머니가 바싹 마른 솔잎단처럼
너무나 가벼워서 마음이 몹시 아팠다.
-법정


엄마가 나의 엄마였다는 것은 내가 타고난 영광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엄마는 나에게나 남에게나 거짓말한 일이 없고,
거만하거나 비겁하거나 몰인정한 적이 없었다.
내게 좋은 점이 있다면 엄마한테서 받은 것이요.
내가 많은 결점을 지닌 것은 엄마를 일찍 잃어버려
그 사랑 속에서 자라나지 못한 때문이다.
- 피천득


갑판 위에서 어느 한 순간에 닥칠지도 모르는 죽음을 기다리며
나는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그때 불현듯이 어미니가 보고 싶고,
그 품에 안겨 죽고 싶은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 왔다.
평소에 어머니 곁을 떠나 죽고 싶다던 생각과는 달리
내 본심은 어머니 곁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었다.
-김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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