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 6

슬픈 시대의 괴물 출현기

2024년 겨울 묵시록- 조광호신부때는 2024년 12월 3일. 엄동의 한밤중무궁화 나무에 썩은 오징어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이 무슨 해괴하고 불길한 징조인가?오징어 게임 영화에 나오던 ‘얼굴 큰 여자’를 쏙 빼닮은 외눈박이 큰 얼굴,아니, ‘외눈박이 얼큰’이 아닌가?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이게 무슨 일인겨?잠자리에 든 온 국민에게 ‘오징어 게임’ 비상을 거는 이유가 무엇인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 궁 화 꽃 이 피 었 습 니 다.지금부터 내 맘에 안 드는 놈들과 나를 괴롭히며, 까부는 놈들은 모두 꼼작 마라움직이면 가만 안 놓아둘 거다’아직도 잠이 덜 깬 사람들과 달콤한 선잠에 취한 사람들은서로 어깨를 흔들며 내 정신이 옳은가?내가 잘못 본 게 아닌가. 눈을 비비고 코를 비비며하하 저놈..

스토리1 2024.12.18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전문

폐하, 왕실 전하, 신사 숙녀 여러분.제가 여덟 살이던 날을 기억합니다. 오후 주산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하늘이 열리더니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비가 너무 세차게 내리자 20여 명의 아이들이 건물 처마 밑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건물이 있었는데,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처마 밑에 또 다른 작은 군중이 보였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 제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보면서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와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이 모든 사람들, 그리고 건너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나’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요.저와 마찬가지로 그들 모두 이 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제 얼굴에 촉촉이 젖은 비를 그들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1인칭 시점을 경험하는 경이로운 순간 이었습..

스토리1 2024.12.13

어젯밤에...!

어젯밤모두 잠자리에 들 시간온 국민의 심장에 비수를 들이대는야만적이고 기습적인 경악의 막장 드라마 계엄 선포는끔찍하고 놀라운 해프닝으로 끝났다.그러나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어떤 모양으로든지모든 가해의 흔적은 남는다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전시 사태 국가비상사태의 대응하는계엄 선포가 아니라오히려 엄청난 비상사태를 만들고 있었다.무장한 계엄군이 의사당을 장악하려는 위법적 난입으로의사당 창문을 깨부수고 국회 본회의장 난입을시도하려는 순간은 모든국민 가슴에 총부리를 대는 순간이었다.어찌하여 이 모양이 됐는지어찌하여 사람이이 모양이 됐는지신군부 보다 더 유치찬란한 위법적 사태는 반헌법적 폭거로단순 우발사건으로 넘어가서는 결코 안 된다.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상태에서그냥 넘어가면. 그 너머 또 다른 일곱 마..

스토리1 2024.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