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연蓮

주혜1 2006. 11. 24. 18:18
 

연(蓮)



 그가 보고 싶어 연꽃마을로 달려갔다. 숨은 듯이 참선參禪을 하고 있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거리를 두고 가부좌跏趺坐하고 앉은 그의 손가락 끝에 잠자리가 날아와 앉는다. 잠자리의 눈에 핑 눈물이 고인다. 나는 눈을 감았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에서 구지화상이 손가락 하나를 세워 보이며 하얀 피를 철철 흘리며 서있다. 동쪽으로 갈 것인가 서쪽에서 잠을 잘 것인가. 그의 향기가 점점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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