復活부활
부활성야미사 시간, 앞좌석에 앉은 깡마른 노인에게 자꾸 눈길이 간다. 싯누렇게 바랜 성서를 침 묻혀가며 넘기는 그의 모습이 성요셉 같다. 이제 곧 손에서 놓아야 될 손때 묻은 대패를 사랑스레 보듬듯 껍질만 남은 그의 앙상한 손가락마디가 꺼칠꺼칠한 보푸라기를 다 제거한 십자 나무와 교차된다. 성서에 못 박힌 그가 고개를 들자 색유리에 반사된 그의 눈에서는 금세라도 흠숭의 눈물이 흐를 것만 같다. “십자가에 매달으시오” 노인이 의자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는다. 온갖 풍상을 몸으로 단련한 나무처럼 그 분을 향한 깡마른 그의 기도손에서 경사진 빛이 특이한 슬픔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영광송이 흐르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옷자락이 그에게 서서히 다가가고 있다. 바로 그가, 십자가를 깎은 노인은 아니었을까?
부활성야미사 시간, 앞좌석에 앉은 깡마른 노인에게 자꾸 눈길이 간다. 싯누렇게 바랜 성서를 침 묻혀가며 넘기는 그의 모습이 성요셉 같다. 이제 곧 손에서 놓아야 될 손때 묻은 대패를 사랑스레 보듬듯 껍질만 남은 그의 앙상한 손가락마디가 꺼칠꺼칠한 보푸라기를 다 제거한 십자 나무와 교차된다. 성서에 못 박힌 그가 고개를 들자 색유리에 반사된 그의 눈에서는 금세라도 흠숭의 눈물이 흐를 것만 같다. “십자가에 매달으시오” 노인이 의자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는다. 온갖 풍상을 몸으로 단련한 나무처럼 그 분을 향한 깡마른 그의 기도손에서 경사진 빛이 특이한 슬픔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영광송이 흐르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옷자락이 그에게 서서히 다가가고 있다. 바로 그가, 십자가를 깎은 노인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