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동아리반을 회고하는 편지글>
유익했던 논술수업을 회고하며
3-8 강민정
선생님, 안녕하세요? 3학년 8반 강민정입니다. 국어선생님께 쓰는 편지라서 그런지 살짝 떨립니다. 혹시 실수해서 맞춤법이 틀리지는 않을까 잘못 쓰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이 돼요. 틀리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해요.
선생님과의 예전 추억을 떠올려 보면 참 즐거워요. 처음으로 선생님을 뵌 논술시간에서부터 국어시간, 창의시간까지...1년간 선생님의 모습을 다른 각도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라는 직업과 동시에 시인이라는 직함도 갖고 계신 선생님은 처음이라서 더 신비스럽고도 새로운 느낌을 받았답니다. 제 꿈 역시 국어선생님인데 선생님을 닮은, 학생들에게 이러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글 읽기도 좋아하는 저에게 선생님은 정말 즐겁고, 편안한 선생님이셨어요. 저도 꼭! 커서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추억을 되짚어 보면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논술수업은 제게 원고지가 아닌 키보드를 통해 글을 쓴다는 새로운 방식을 접하게 해주셨으며-지금까지는 논술 하면 ‘원고지’와 ‘연필’이 딱 떠올랐거든요-새로운 시각으로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을 접하고 다각도의 시선으로 그 사건에 대하여 토론하고, 생각하고, 비판하고, 옹호하는 등, 제가 쓰는 글의 수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켰답니다.
국어시간 또한 교과서의 글을 ‘교과서문학’이 아니라 ‘진짜 문학’으로 배운 것 같아요. 예전에는 교과서용으로 단순 암기식, 주입식인 국어교육을 받아서 교과서에 있는 글은 문학이라는 느낌보다는 시험에 나오는 존재로만 인식했거든요. 하지만 선생님의 수업은 문학을 문학답게 접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인지 시험 때문에 중간중간 글을 뛰어넘고 새로운 진도를 나가는 게 속으로 안타까웠어요. 아무리 학원에서 배우더라도 시, 소설을 무미건조하게 주제를 외우고 시인의 생애를 외우기만 하는 그런 수업은 국어수업 같지가 않아요. 창의 수업 또한 제가 접하기 힘들었던 작품들을 읽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답니다.
아! 정말 추억이라는 것이 사람을 즐겁게도 하고 아쉽게도 해요.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까 벌써 졸업이고, 제가 공부했던 교실도 없어진다고 하니 아쉬운 감정이 앞섭니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선생님과의 좋은 추억들, 정말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수능 준비하는 고등학생이 된다고 하니 조금 겁은 나지만 이대로 머물러 있는 것보다는 훨씬 값진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선생님을 뵈러 못 온다고 해도 인터넷이라는 또 하나의 세상을 통해 자주 만났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떠나 없는 동안에도 건강하게 웃으면서 보내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선생님 사랑해요.
-제자 강민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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