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곁에만 가면 비가 내린다
김 주 혜
죽순이 솟아나오는 천둥소리 들린다.
사북 탄광 막장에서
떨어지는 천 년의 물방울을 맞으며
휘파람을 불어주던 내 첫사랑
죽순 밭에서 처음 만나
죽순처럼 불쑥 사랑을 고백하더니
검은 진주 마을의 전설과 함께 떠난
다시는 휘파람소리 들을 수 없고
톱밥 난로의 불꽃도 사라졌으나
대나무 곁에만 가면 비가 내려
아득한 첫사랑 시절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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