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별. 11
-타,타,타
한 자 쓰고 바라보고
또 한 자 쓰고 어루만지고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이
잡아 뜯고, 입술을 깨물고
꽁꽁 묶었다가
겁이 덜컥 났다
달빛이 쏟아지던 날 밤
시골집 뒷간에 쪼그리고 앉아
"아버지 거기 있어?"
가끔씩 확인해 보고 싶은.
한 쪽 모서리를 다독이면 다른 쪽 모서리가 고개를
든다. 휘청거리는 사각의 사슬 안에서 주먹을 움켜쥐고
팔을 뻗쳤다. 타, 가면밖에 못 보는 너. 타, 땅 짚고
팔자 고친너. 타, 단 한번의 실수로 나를 가진너.
타, 타, 타. 아니오, 아니오, 나는 아니오.
사각의 행간 안에서 누군가 나를 대신하여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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