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맞이꽃 김주혜 보름달이 뜨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작 보름달이 떠오르면 서성이다 놓쳐버린 사람, 보름달이 스러질 때 지구 반대편으로 사라진 사람. 자작나무 숲보다 깊은 가슴을 가진 사람. 해바라기 긴 그림자보다 더 외로운 사람. 어둠 속에 갇힌 나에게 심보르스카의 시를 읽어주며 달빛 천지로 만든 사람. 가끔 꿈속에 빙하가 되어 벌겋게 벗어진 상처를 달래주며 흘러흘러 서쪽으로 사라진 그 사람을 위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르며 밤마다 바다를 건너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