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달맞이꽃

주혜1 2011. 8. 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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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맞이꽃
                 김주혜                                                                            
보름달이 뜨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작 보름달이 떠오르면 
서성이다 놓쳐버린 사람, 
보름달이 스러질 때 
지구 반대편으로 사라진 사람. 
자작나무 숲보다 깊은 가슴을 가진 사람. 
해바라기 긴 그림자보다 더 외로운 사람. 
어둠 속에 갇힌 나에게 
심보르스카의 시를 읽어주며 
달빛 천지로 만든 사람. 
가끔 꿈속에 빙하가 되어 벌겋게 벗어진 
상처를 달래주며 흘러흘러 서쪽으로 사라진 
그 사람을 위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르며 
밤마다 바다를 건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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