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혜 시평

[민족과 문학] 신인상 심사평 과 수상소감

주혜1 2017. 6. 13. 19:11

[심사평]

시인들이 많다는 말을 가끔 듣는다.

그러나 이 나라 사람들 모두가  시인이 되면 어떠랴.

시대적 삶을 시대적 언어로 구어내놓은 저마다의 익은 솜씨만 갖추어 준다면.

 이번에 새롭게 만난  김주혜시인은 

서로 다른 감성과 공감으로 빛과 소리를 만들어낸 분이다.

아주 깊은 땅 속에서 햇빛을 만나기를 주저하던 옥돌을 캐는 기쁨으로 새 신인을 시단에 밀어낸다


김주혜의 [스트레스]외 4편은

우리네의 일상적 삶을 아주 잘게 썰어내고 있는 세기細技에 먼저 눈이 번쩍 띈다

시를 가지고 사회라는 커다란 덩어리와 끙끙대며 싸우는 것이 아니라

모세혈관의 실핏줄 같이 가느다란 실로 우리가 미처 뚫어보지 못하는 세계를 바느질 하고 있다

이처럼 꼼꼼하게 시를 쓰기까지의 감성의 피흘림은 어떠했겠는가.

                   심사위원: 신경림申庚林, 이근배李根培


[당선소감]


아차, 싶은 생각이다.

무언가 바스락거리고 싶은 마음에 잠깐 골목길에라도 나가보자던 것이 그만 되돌릴 수 없는 발길이 된 기분이다

평소 곤충들의 생활에 관심을 가졌었다. 매미의 참을성, 육각형의 마술사 꿀벌, 지극한 모성 속에 죽어가는 거미의 일생,

놀라운 지능과 재능을 가진 개미사회의 질서 등...

작고 하잘 것 없는 곤충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불가사의한 지혜가 어쩌면 우리 인간보다 더 효과적으로 살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경외로움을 느껴 나름대로 나와 연결지어 생각해보곤 했다. 그것들이 하나 둘 재목이 되어 보잘 것 없는 둥지를 틀곤 했다.

이제, 그 둥지에 새로운 문패를 달아주신 [민족과 문학]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늦은 출발이지만 넘어져도 돌멩이 하나라도 주워올리겠다는 정신으로 시를 쓰겠다

이제껏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 더 멀고 험한 길임을 익히 알기에

겸허한 자세로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한 내달음을 하겠다.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겠다

뽑아주신 두 분 심사위원 선생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자신감을 갖도록 격려해주신 박선생님께 고마움을 전한다. 아울러 나으 ㅣ사랑하는 가족들과 내 곁에 정말로 좋은 친구들께 이 영광을 돌리며 좋은 시를 쓰겠다는 다짐으로 기도에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