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일몰. 1 일몰.1 김주혜 강이 먼저 주홍빛 자리를 편다 서서히 주저앉는 그를 지켜보는 일은 잔인하다 폭발적인 힘을 가진 그가 저렇듯 약해지다니 지저귀던 새들도 둥지를 튼 지 오래 하나둘씩 켜지는 등불 아래 그는 눈부시도록 위대한 준비를 한다 황금빛 강 사이로 붉은 길을 열고 흰 무명 바지저고리 살포.. 나의 시 2007.08.03
[스크랩] 비오는 날의 추억 사용자 PC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스크립트를 차단했습니다. 원본 글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나무와 새 ** 나무는 세상 모든 걸 알고 싶어 새를 낳는다 어느 산골 어느 바닷가 어떤 사람을 품에 돌아온 새가 이야기한다 궁금했던 미지의 세계들 다 알아듣는 나무는 -- 이 세상은 참 아름다운 곳.. 나의 시 2007.07.29
[스크랩] 일몰. 7 -왜가리 - 일몰. 7 -왜가리 - 김주혜 강기슭에 앉아 서풍이 전해주는 빛깔을 본다 물기서린 두 뺨을 스치며 물결을 흔들고 붉게 물든 그림자를 거스르는 바람아 너는 누구를 위해 술잔을 드는가 흐트러진 머리카락 올려주며 눈물 닦아주던 사람아 어느 산 계곡을 돌아 생이 다 닳아버린 이곳까지 와서 떨어진 꽃.. 나의 시 2007.07.24
[스크랩] 여름, 그리움 여름, 그리움 주혜 그대를 그리는 순간은 시간도 공간도 사라지고 스르르 또 다른 세상의 창문이 열린다 동동동 햇빛이 굴러다니는 오후 신의 눈길을 외면하고 나는 파도에 젖은 갈매기와 지친 영혼의 시선을 나눈다. 나의 시 2007.07.08
그러나 아무도 그러나 아무도 전철을 기다렸습니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나를 뒤로 밀며 옆으로 젖히며 전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침내 내 처례구나 하며 들어서려는 순간, 전철 문은 닫히고 유리창 안에서 그들은 나를 쳐다보고 웃고 있었습니다. 저들이 왜 나를 쳐다보는 걸까. 아 참, 그렇지. 깜짝 놀라 나는 .. 나의 시 2007.05.26
[스크랩] 꽃눈 사용자 PC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스크립트를 차단했습니다. 원본 글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꽃눈 아버지는 온 몸의 피를 다 쏟으시려나 보다. 유리병 속의 노란 수액들이 방울방울 눈물을 흘리는 동안 나는 웃고 있었다. 어떻게 살 수 있겠니. 괜찮아요. 나쁜 피는 다 쏟아야 한대요. 순하게도 내.. 나의 시 2007.05.04
[스크랩] 갇힘에 관하여 [안내]태그제한으로등록되지않습니다-[안내]태그제한으로등록되지않습니다-xxonclick="change_content(true);" class="text_acc">여기를 클릭하세요. 갇힘에 관하여 김주혜 내 어린 꽃봉오리를 핀셋으로 헤치고 그는 봉오리 안의 꽃밥을 조심스레 따냈어. 슬라이드 글라스 위에 뉘여진 내 이마며 입술 목에 와 닿는 .. 나의 시 2007.04.30
봄을 위한 교향시 봄을 위한 교향시 김주혜 이제는 고개 숙여 맞이할 때다. 발돋음하여 다가오는 아침 희미하나 느낄 수 있는 거리 그 만큼의 자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 낮은 목소리로 멀수록 반짝이는 눈빛으로 다가오고 있다. 마른 먼지 날리는 나의 뜰에 뿌리들이 빨아올리는 물소리 꽃망울이 터지는 소리 소리만큼.. 나의 시 2007.04.26
동해산 심해어 방금 물에서 건져 낸 불룩한 가슴이 아름답다 눈동자를 살피고 가슴을 만져본다 희미하나마 살아있다 이리저리 몸을 젖히는 대로 가만히 있다 비늘을 긁어야지 회를 처먹으면 달 꺼야 그의 입술이 조금 움직였다 입속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벌린다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내 입술을 갖다댔다 배를 누르.. 나의 시 2007.04.26
르완다 르완다 젖은 쥐 한 마리가 수돗가에서 비틀거리고 있다 어젯밤 내가 내린 처방은 굶주림에 지친 그에게 좋은 미끼였고 지금, 그는 내 앞에서 죽어가고 있다 검고 둥근 눈을 아프게 뜬 채. - 제 아이를 살려 주세요 파리 떼들이 수없이 달라붙는 난민촌 막사 안, 죽어 가는 어미의 젖꼭지를 놓지 않는 르.. 나의 시 2007.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