訓長(훈장) - 金笠<김삿갓> 訓長(훈장) - 金笠<김삿갓> 세상에서 어느 누가 훈장질을 좋다고 했던가? 世上誰云訓長好(세상수운훈장호) : 誰云-누가 그랬던가? 연기도 없는 불길이 저절로 마음에 일어나네. 無煙心火自然生(무연심화자연생) : 心火-울화통. 하늘 천 따지 중얼거리는 사이에 청춘은 가고 曰天曰地靑春去(왈천왈.. 좋은 시 2011.02.09
[스크랩] 늙지 않는 절벽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 도종환 엮음 늙지 않는 절벽 / 강형철 어떤 세월로도 어쩔 수 없는 나이가 있다 늘 '내새끼'를 끼고 다니거나 그 새끼들이 물에 빠지거나 차에 치일까 걱정만 몰고 다니는 그 새끼들이 오십이 넘고 육십이 되어도 도무지 마음에 차지 않아 눈썹 끝엔 이슬만 아롱대.. 좋은 시 2011.01.21
한성례, 「고향우물」 한성례, 「고향우물」 피를 모으느라 여자들은 몸이 들쑤신다 흙은 온몸으로 지하수를 돌게 하고 길을 내며 모여든 피의 열기로 늘 자궁은 뜨겁다 한 달에 한번 물을 바꿔 넣으려고 여자들은 우물가로 모이고 집중되는 시선이 두려운 고향마을 천수답 한가운데 하늘 향해 뻥 뚫린 내 어릴 적 우물 .. 좋은 시 2011.01.20
행복/ 유치환 행복/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 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 좋은 시 2011.01.18
[스크랩] 연장론 ...김나영 연장론 김나영 다 꺼내봤자 세치 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아이 눈에 박힌 티끌 핥아내고 한 남자의 무릎 내 앞에 꿇게 만들고 마음 떠난 애인의 뒤통수에 직사포가 되어 박히던, 이렇게 탄력적인 연장이 또 있던가 어느 강의실, 이것 내두른 댓가로 오 만원 받아들고 나오면서 궁한 내 삶 먹여 살리는 이 .. 좋은 시 2010.11.30
[스크랩] 제사 ... 차창룡 제사 차창룡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제사를 지내다보면 갑작스레 나는 과일에 관심을 갖는다 왜 대추와 밤과 배와 감을 필수적으로 제사상 맨 앞자리에 놓는가 생각해보니 이 제사상에서 과일만이 죽지 않았다 죽은 사람의 식탁에 산 생명이 앉아 있는 것이다 죽은 듯이 순응하는 대추의 씨앗은 잠시 .. 좋은 시 2010.11.30
[스크랩] 깊고 두꺼운 고요 / 김경성 깊고 두꺼운 고요 / 김경성 고요의 깊이가 너무 두꺼워서 오래 가라앉아 있었다 그대의 숨결 같은 바람 하느작거리며 감또개 몇 개 발밑에 떨어뜨려 놓고 새들의 목젖을 만지작거리는지 놀란 목어 흠칫 거린다 저만치의 거리에 앉아있는 사람, 수묵화를 그리고 있다 그가 그리는 저, 오래된 나무의 부.. 좋은 시 2010.11.02
사랑/ 시몬느 베이유 사랑 시몬느 베이유 사랑은 말한다, 받아들이라고. 그러나 내 영혼은 의심과 죄에 싸여 뒷걸음친다. 하지만 눈치빠른 사랑은 내가 들어가려다가 물러서는 것을 보고 다가와서 상냥하게 물었다. 무엇이 부족해 못 들어오느냐고, 저는 여기에 들어갈 만한 손님이 못됩니다. 하고 대답하자 사랑은 말했다.. 좋은 시 2010.10.27
구름패랭이/ 이기애 구름패랭이 이기애 떠도는 것 어디 그대뿐이겠습니까 돌아보면 다 떠도는 풍경 온통 들떠서 떠돌다가도 불쑥 뿌리내리면 가문 어느 땅인들 꽃 피우지 않겠습니까 무엇이든 마음먹기 달렸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부질없다, 부질없다 여겼던 곳에서도 연필심 같은 사랑이 쓱트고 사각사각... 연필 깎는.. 좋은 시 2010.08.13
오타 오타 전태련 컴퓨터 자판기로 별을 치다 벌을 치고 사슴을 치다 가슴을 친다 오타 투성이 글 내 수족에 딸린 손이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마음은 수십 전 그러지 말자 다짐하지만 남의 마음같이 느닷없이 끼어드는 오타 어찌하랴 어찌하랴 입으로 치는 오타 여지없이 그 말에 상처를 남기고 .. 좋은 시 2010.02.09